2009년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세우는 일에
고군분투 중이다.
이에 발맞춰 쏠라 아트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환경 조각가인
이진은 황홀한 빛을 발하는 오마루 조각들로 아름다운
도시를 건설하려는 성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은 머지 않았다.
경인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고가도로 들어서니 조용한 곳에
컨테이너 박스들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에는 정겨운 빛을
발하는 커다란 조각 작품이 우뚝 서 있다. 그곳은 바로
환경 조각 전문 스튜디오인 쏠라 아트 스튜디오의 보금자리.
잠시 후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조각가인 이진 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내며 걸어 나왔다. 스튜디오 한켠을 지키고
있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듯한 여인을 형상화한
(에오테아로아)와 (바람)은 그 동안 봤던 돌로 만든 여느
조각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차갑기 보다는 오히려
따뜻하고 아늑하면서도 힘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작가 이진이
매료되었다는 오마루 돌로 조각 했기 때문이 아닐까.
오직 오마루 돌만으로 작품을 만든다는, 오마루 돌에 대한
그녀의 예찬은 대단하다. “오마루 돌은 40만년 전의 뉴질랜드
대륙이 솟아오른 퇴적층이자 대리석이 되기 전 상태의 돌로,
뉴질랜드 도예 워크솝에서 일하던 시절 처음 알게 되었어요.
돌마다 가진 특성들이 있는데, 대리석이 고고한 귀부인
같다면 오마루 돌은 소박하고 인심 좋은 어머니,
마치 따뜻한 질그릇과 같아요. 하지만 그 강도는 대리석만큼
단단하기 때문에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에 부합하지요.”
오마루 돌의 따스함에 반해 쏠라 스튜디오를 오픈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오마루 돌을 수입하기 위해 무작정
뉴질랜드 파크 사이드 광산으로 떠났다. 그렇게 몇 개월을
그곳에서 머무르며 작업을 하는 모습이 현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이후 뉴질랜드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국과 뉴질랜드의 우호적인
교류를 상징하는 조각으로 뉴질랜드 페스티벌에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오마루 돌을 만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고 말하는 작가 그녀는 자신을 닮은
아름다운 여성과 한국의 경관이 잘 어우러지는 작품들로
한국을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이뤄내는 것이 목표라고
당차게 말한다. 이것이 그녀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