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돌과 사랑에 빠진 환경조각가 이진

지난 4월 주한 뉴질랜드 상공회의소와 주한 호주
상공회의소는 공동으로 지진피해를 입은 뉴질랜드 및
일본 피해 복구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2011 럭비
자선행사(Rugby Charity Dinner)’를 진행했다.
뉴질랜드 럭비 영웅 숀 피츠패트릭과 전 호주 럭비
국가대표팀 감독 에디 존스를 포함해 약 4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는 아디다스, W호텔 등의 기업 상품과
아티스트들의 작품 경매가 진행되었고 그 수익금은
지진피해 복구 기금으로 전달되었다.
이날 행사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작품 중 하나는
환경조각가 이진의 작품이었다. 그녀는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작업하면서 작품의 재료로 라임스톤, 정확히 말하면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뉴질랜드의 천연라임스톤인
오마루 스톤만으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다. 돌로 조각품을
만드는 작가들이 흔히 사용하는 대리석이 아닌 오마루
스톤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진 작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40만년 역사의 숨결이 담긴 천연의 돌, 오마루 스톤
며칠 전부터 비가 내리더니 인터뷰 당일에도 역시 비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되자 고맙게도 햇살이 얼굴을
드러냈다. 비가 그친 거리의 테라스 카페에 이진 작가와
마주 앉으면서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은 그녀가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오마루 스톤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라임스톤은 석회암의 일종으로 건축자재나 조경 예술품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유럽, 호주, 뉴질랜드의
오래된 교회나 대학교, 뮤지엄부터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의 여러 건물과 조각품, 분수대 같은 것을 짓는 데
쓰입니다. 그만큼 아름다우면서도 견고하죠.
라임스톤의 일종인 오마루 스톤은 뉴질랜드 대륙이 채
생성되기도 전인 약 40만 년 전부터 해양퇴적층으로
쌓여있던 역사를 가졌습니다. 해양 동물의 뼈, 해저광물
결정체 등이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스럽게 쌓이고 쌓여서
생성되었죠. 다른 라임스톤에 비해 질감이 매우 부드럽고
섬세해서 조각할 때 구멍이 나지 않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죠.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요.”
라임스톤이 자연에서 더 오랜 시간을 견디면 대리석이 된다.
그래서 비전문가가 보기에는 언뜻 대리석과 비슷해 보이는
것이라고 그녀는 설명한다.